사찰음식은 불교를 수행하는 스님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모인 절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스님들에게 식사는 단순히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닦기 위해 필요한 기(氣)를 보충하는 것으로, 지혜를 얻는 데 필요한 수행과정의 하나다. 일반적으로 사찰음식은 육식을 멀리하고 되도록 조리과정을 덜 거친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돼 있다. 영양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맑게 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건강식단으로 알려져 있어 일반인들도 평소에 사찰음식을 해 먹는 경우도 있다.
채소라 할지라도 수도 정진하는 스님들에겐 몇 가지 금기시되는 것들이 있다. 달래, 파, 마늘, 부추, 무릇을 말하는‘오신채(五辛菜)’가 바로 그것. 불교에서 오신채를 금하는 것은 음욕과 화기를 불러일으켜 스스로를 다스리기 힘들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불교 경전인 <수능엄경>에는 “중생들이 깨달음을 구하려면 세간의 다섯 가지 신채를 끊어야 하느니, 이 오신채를 익혀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생겨나고, 날 것으로 먹으면 분노의 마음이 커지게 된다”고 하여 수행에 방해가 됨을 지적하고 있다.
불교에서 성(性) 에너지는 생명 에너지와 밀접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발산해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저장하는 것을 중시한다. 따라서 사찰을 비롯하여 금욕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종파에서는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생기는 에너지를 순수하지 못한 기운으로 본다.
정기훈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교수는“하지만 오신채는 꼭 먹어야 한다 또는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잘라 말할 수 없다”며, “음양의 균형에 따라 오신채의 역할도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의보감을 비롯한 많은 의서에는
체질에 따라 오신채가 포함된 여러 처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신채는 스님들에겐 금욕의 채소지만, 바꿔 말하면 속세 사람들에겐 더없이 훌륭한 스태미나 식품이기도 하다. 사찰음식에서 제외되는 이 다섯 가지 채소에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성적 에너지를 강화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정기훈 교수는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과로로 인해 화기(火氣)가 있는 사람에게는 오신채를 금하게 하는 것이 맞지만, 장부가 냉하거나 화기가 적어 여러 질환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오신채가 적절한 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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